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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김현청의 허허실실_010 여러분 부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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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실실.jpg


새로운 한 세기의 서막이 열렸던 2001년. 한 유명 여배우가 모 카드회사 광고에서 환한 미소를 머금고 소리쳤습니다. “여러분~ 부자 되세요!” 외환위기로 온 기업과 가정이 위태롭던 상황에서 “부자 되라”는 그녀의 목소리는 온 국민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였습니다. 마치 “부자가 돼야 한다.”는 정언명령과도 같았습니다. 

그 후로 약 10년, 부자가 되기 위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리던 필자에게 딸아이가 부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일깨웠습니다. “아빠, 유치원 친구들이 우리 집이 부자래” 필자는 딸아이의 유치원 친구들이 평범한 우리 집을 어떤 이유로 부자라고 하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되물었습니다. “부자? 네 생각에는 친구들이 우리 집을 왜 부자라고 했을까?”
딸아이의 대답을 추측해 보시겠습니까? 집이 좋아서? 돈이 많아보여서? 좋은 옷을 입으니까? 아니면 좋은 차를 타고 다녀서? 모두 아닙니다. 여섯 살 아이의 대답은 매우 흥미로운 것이었습니다. 

“우리 집에 꽃이 많이 피어서 부자라고 말한 것 같은데.”
그 후로 필자는 집안에 꽃이 많이 피어나는 것을 부자로 말한 딸아이의 생각이 나이가 들어서도 변하지 않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광고 속 그녀의 “부자 되라”는 덕담과는 다르게 최근 과소비나 부에 대한 반작용으로 물건을 적게 소유하는 것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Minimalism)과 소유보다 경험에서 행복을 찾으려는 체험주의(Experientialism)를 굳이 말하지 않아도 바로 딸아이가 말하는 꽃이 많아서 부자라는 말보다 부의 개념을 잘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소유의 시대는 가고 체험의 시대가 온다

캐나다 토론토에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소방관 몇 명이 한 시간 만에 쉽게 진화할 수 있을 거라 예상했던 화재가 소방차 27대와 소방관 300명이 투입되어 8시간이나 사투를 벌였고 천 명 이상의 목숨을 위험에 빠트린 화재로 번지고 말았습니다. 건물 구조나 화재진압 장비 등의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은 ‘너무 많은 물건!’이었습니다.

‘과소유증후군’의 저자 제임스 월먼은 그의 저서에서 너무 많은 물건 즉, 물리적인 소유는 오히려 위험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체험과 관계를 맺지 못한 과도한 소유는 조화로운 행복감을 주지 못하면 과소유증후군을 야기한다고 지적합니다. 행복하려고 채워 놓은 물건이 행복을 전혀 가져다주지 못하고 대신에 빚과 스트레스, 불만만 쌓이게 하며 삶을 전소시킨다는 것입니다. 그는 행복하기 위해서는 덜 갖는 대신 더 많이 직접 해보고, 듣고 만져보고, 맛보고 냄새 맡는 체험을 하자고 주장합니다. 그는 많은 것을 소유하면 소유할수록 행복과 안녕을 가져다 줄 것이라 믿었던 일반적인 통설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지난 2003년 코넬대 심리학과 토머스 길로비치 교수도 이와 같은 맥락의 주장을 했습니다. 그는 리프 반 보벤 교수와 함께 ‘성격사회심리학저널’에 ‘체험하느냐 소유하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제목의 학술지 논문에서 “자본주의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 뭔가를 소유하는 것에서 행복을 느낄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어떤 경험을 할 때 더 큰 행복감을 느낀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물질적 풍요가 행복의 조건이 아니고 삶을 체험하고 영위하는 방식이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것입니다. 물건을 소유하는 것보다 추억에 남는 경험을 하는 것이 인생을 더 행복하게 사는 길이라는 것입니다.

 

10억보다 소중한 것

지난해 연말 JTBC의 앵커브리핑에 소개된 부자에 대한 소고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시작은 “대한민국에서 부자로 살아가려면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할까?”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약 10억 원 정도 있으면 상위 1%의 부자자격이 주어진답니다. 이는 직장인이 한 푼도 안 쓰고 32년을 꼬박 모아야 벌 수 있는 돈입니다. 어느 세월에 이 돈을 모아 부자가 될 수 있을까요? 그래서 부자가 되는 가장 빠른 길로 44%가 부모의 유산을 꼽았고, 로또가 그 뒤를 이었나 봅니다. 한국의 100대 부자 가운데 84명이 상속 부자라는데 부모의 재력 없이 스스로 부자 되기는 그만큼 어렵고 부자가 되는 것 역시 로또 당첨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는 말이겠지요.

그러나 충격적인 사실은 이처럼 부자가 되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에 들어가는 것만큼 어렵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10억이 생긴다면 죄를 짓고 1년 정도 감옥에 가도 괜찮은가?”라는 질문에 초등학생 17%, 중학생 39%, 고등학생은 반이 넘는 56%가 감옥에 가겠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10억을 서슴없이 양심과 바꾸겠다고 말합니다. 부모세대와 기성세대를 따라 배운 것입니다.

애플컴퓨터와 아이폰으로 세상을 바꾸고 이 시대 최고의 부를 거머쥔 스티브 잡스의 마지막 메시지를 기억하시는지요? “내가 가져갈 갈 수 있는 것은 사랑이 넘쳐나는 추억들뿐이다. 그 기억들만이 당신을 따라다니며 함께 하고 힘과 빛을 주는 보물이다. 생을 유지할 적당한 부를 쌓았다면 부 보다 중요한 무언가를 추구해야 한다.” 

부자가 되는 무수한 방법들이 책으로 출간되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SNS를 통해 부자 되는 법이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화분에 조그만 꽃을 피울 공간만 있어도 안분지족(安分知足)의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사람 그리고 가진 것을 영위하고 삶을 감사한 경험으로 채움으로 웃음꽃이 피는 가정, 그런 것이 바로 부자입니다.

 

 -김현청, 콘텐츠기획자 (주)모음플래닛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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