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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청의 한류지르잡기_08] JYJ, 과연 이들의 예술적 한계는? ‘연기돌의 모범답안’ 박유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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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사극에 도전한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많은 이들이 고개를 갸웃했다. 일부에서는 무모한 시도라며 핀잔 섞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아무리 현대적 색채가 강한 캐주얼풍 청춘퓨전사극이라 해도 도회적 이미지가 강한 그에게는 무리라는 게 전반적 평가였다.
더구나 오랫동안 미국에서 살다온 그가 사극연기에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할 억양이나 발음을 어색함 없이 잘 구사할 수 있을 것인지도 미지수였다. 때문에 그 역시 대부분의 아이돌가수 출신 연기자들이 데뷔 신고식처럼 치러야 하는 연기논란을 거쳐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걱정이 뒤따랐다. 지난해 4월, 박유천이 KBS2TV 월화 미니시리즈 <성균관 스캔들>에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연예계의 분위기는 그랬다. 
<성균관 스캔들>은 붕당정치를 개혁하려는 정조와 이를 막으려는 노론세력간의 권력다툼을 배경으로 성균관 유생들의 사랑과 우정을 담은 드라마였다. 여자인 김윤희(박민영 분)가 병약한 남동생을 대신해 남장을 하고 성균관에 들어갔다 이선준, 문재신(유아인 분), 구용하(송중기 분)를 만나 함께 어울리면서 시작되는 조선시대 판 좌충우돌 캠퍼스 러브스토리다. 
이 작품에서 박유천은 노론 명문가의 외아들 이선준 역을 맡았다. 선준은 꼿꼿한 선비정신을 소유한 원칙주의자로 빼어난 외모에 학식까지 겸비한 조선시대의 ‘엄친아’. 반듯한 외모, 배경 좋은 집안, 명석한 두뇌에 뛰어난 글 솜씨까지 어느 것 하나 모자란 게 없는 완벽한 사내지만, 까칠한 성격 탓에 동기생들의 시기와 질투를 한 몸에 받게 되는 인물이었다. 
방송을 앞두고 팬들은 물론, 일반 시청자까지 과연 그가 대쪽같이 강직한 ‘까칠 공자’ 이선준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해낼 것인지 주시했다. 일부에서는 평소 귀공자풍의 박유천 이미지를 고려할 때 오히려 ‘구용하’ 역이 더 어울리지 않느냐며 연기력이 검증되지 않은 그가 첫 작품부터 너무 어려운 역할을 맡았다는 미스 캐스팅 우려까지 나돌았다. 
 
 
“압박감 부담되지만 최선 다한 연기 보여줄 것” 
 
8월 17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 현장에는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하는 박유천을 취재하기 위한 각 매체 기자들의 발길로 북적였다. SM엔터테인먼트의 그림자를 벗어난 후 갖는 첫 개별 활동이어서 언론의 관심은 더 컸다. 그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 것은 물론이다. 
그는 쏟아지는 질문에 조목조목 답했다.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답변에 조심스러워했지만, 막힘은 없었다. 너무 오랜만에 국내 활동을 재개하는 탓이었을까? 아니면 제작단계부터 작품에 쏟아진 화제와 주목 때문이었을까? 그는 이날 유독 ‘압박감’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했다. 
“차라리 무언가를 처음 시작하는 부담감이었다면 기뻤겠지만, 압박감에 가까운 느낌이었기 때문에 연기를 시작하기 전에는 마음이 많이 무거웠어요. 그래도 작품을 하면서 내 자신에 대한 변화가 있었고, 이왕 시작한 일이니 잘 해내고 싶습니다.” 
“저는 원칙주의자는 아니지만, 보이지 않는 압박감을 느낀다는 점에서 선준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선준이 주변 환경에서 압박감을 느끼는 부분이 가장 공감이 갔습니다. 저도 그동안 일하는 부분에서 압박감을 많이 느꼈거든요. 스타로서의 압박감은 아니고, 본의 아니게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자신을 잃어간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그렇지만 연기를 하면서 이런 감정을 풀어나갔습니다.”
첫 도전이지만, 그는 연기에 상당한 애착과 매력을 느끼고 있는 듯 했다.  
“마음이 많이 치유되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았어요. 이런 상황을 바꿔준 것이 바로 연기입니다. 연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레슨을 받으면서 사람들과 다시 대화도 나눌 수 있었고, 저를 더욱 밝게 만들었습니다.” 
 
 
‘유천 앓이’ 밑거름된 장원급 연기투혼
 
8월 30일. 드디어 <성균관 스캔들>의 첫 회가 전파를 탔다. 그리고 이날부터 이 드라마가 막을 내린 11월 2일까지 대한민국에서는 ‘잘금 4인방’이라 불리는 조선시대 ‘꽃선비’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눈과 마음을 뺏긴 ‘성스 폐인’이 양산된다. 그중에서 특히 ‘유천 앓이’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성과였다. 
박유천은 첫 등장부터 감정을 담은 진지한 눈빛 연기와 안정된 대사 전달 등 기대 이상의 연기력을 펼쳐 보이며 안방극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특히 송중기, 박민영, 유아인 등 기성 연기자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호연을 펼쳐보였다. 
‘아름다운 사내’라는 의미의 ‘가랑(佳郞)’이라는 별호를 가졌지만, 꼿꼿한 강직함을 지닌 이선준을 자신만의 캐릭터에 무리 없이 녹여내며 초반부터 드라마의 한 축을 꿰찼다. 여기에 부드러운 중저음의 목소리, 아련한 눈빛 등이 더해지며 단박에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회를 거듭할수록 안정감을 더한 그는 때론 박력 있고, 때론 달콤하고, 때론 코믹한 다중연기를 선보이며 ‘초보배우’ 답지 않은 능수능란한 연기력을 선보였다. 
평단에서도 ‘아이돌 출신 연기자의 좋은 예’ ‘안방극장 아이돌 진입사(史)에 새로운 획’이라는 호평이 이어졌다. 막판까지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은 윤희와의 애틋한 사랑 역시 그의 연기력이 미치지 못했다면 설득력과 긴장감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칭찬도 계속됐다. 
 그러나 이러한 결실은 결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이돌 믹키유천이 연기자 박유천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데는 무엇보다 본인의 의지와 노력이 컸다. 가수 출신 연기자라는 편견에서 벗어나기 위해 행동 하나, 말 한마디까지 온전히 ‘이선준’에 대입하고 일상화시켰다. 
그는 촬영에 들어가기 3개월 전부터 혹독한 연기수업을 받으며 기본기를 다졌다. 캐스팅 후에는 하루 8시간 이상 대본 연습을 하는 등 혼신의 정열을 쏟았다. 사극 특유의 대사 톤이나 발성, 카메라 동선 등 기초부터 꼼꼼하고 세세한 훈련을 받았다. 특히 촬영 중 두 차례나 의식을 잃고 쓰러질 정도로 고달픈 나날을 보냈고, 중반 이후엔 빡빡한 일정 때문에 식사까지 거르며 촬영해야 했지만, 남다른 열정과 의지로 연기투혼을 불살랐다. 
그즈음은 JYJ의 음반 준비까지 겹쳐 체력적으로 더욱 힘든 시간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하지 않는 프로다운 모습을 보였다. 드라마 종영 후 그의 몸무게는 10Kg이나 빠져 있었다. 
박유천이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하고 대중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성실한 자세에 있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한류스타라는 의식을 버리고 신인의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를 지켜본 연예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자신은 이제 갓 연기를 시작한 신출내기라는 생각으로 주연배우에게 주어진 전용의자를 마다한 채 한적한 세트를 찾아 쉬거나 마땅한 곳이 없으면 그냥 선 채로 자신의 출연 순서를 기다렸다는 일화는 이제 유명한 이야기가 되었다. 
이런 겸손하고 성실한 자세와 연기에 대한 진지한 접근은 함께 작업한 동료 배우와 스태프들의 한결 같은 칭찬으로 이어졌다. ‘구용하’ 역의 송중기는 제작발표회에서 “아이돌 출신이 연기하는 것에 편견이 있었는데 진심으로 노력하는 유천이를 보며 감동받았다.”면서 “신인의 마음가짐으로 모든 이의 조언을 겸손한 마음으로 받아주는 유천이를 보며 배우로서 나 자신도 많은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 
제작 초기 단계부터 ‘최적의 캐스팅’이라며 박유천을 향한 절대적 신뢰를 보인 김원석 PD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차례 “박유천은 수려하면서도 기품 있는 외모와 목소리, 발성 등 좋은 연기자가 될 수 있는 기본기를 모두 갖추었다.”고 칭찬하면서 “그는 배우로서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 연기자로 조금씩 커가는 것이 보인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태희 작가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박유천이 왜 자신의 첫 연기 도전작으로 사극을 선택했는지 밝혀 독자들을 놀라게 했다. 김 작가의 말은 이렇다.
“유천이는 자신이 왜 사극을 해야 하는지를 알더군요. 가수 출신이 현대극에 출연하면 가수로 활동할 때와 똑같다는 거죠. 사극에 나와야 다르게 보이고 가수 믹키유천과 분리돼 보인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에 이 작품을 선택했더라고요.”
 
 
데뷔작으로 연기대상 3관왕 ‘위업’
 
박유천은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2010 KBS 연기대상에서 ‘남자 신인상’, ‘베스트 커플상’, ‘네티즌 인기상’ 등 3관왕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게다가 이 자리에서 JYJ 결성 후 처음으로 공중파 프로그램 무대에 올라 드라마 OST 삽입곡 ‘찾았다’를 열창해 더욱 뜻 깊었다.
이후 그는 지난 5월 MBC에서 방영된 <미스 리플리>에 출연해 색다른 매력을 발산하며 ‘유천 앓이’를 재점화했다. 김승우, 이다해, 강혜정 등 선배 배우들과 연기대결을 펼친 그는 배려 깊고 친절한 감성을 소유한 유명 리조트회사 사장의 아들인 송유현 역을 맡아 열연했다. 
제작발표회에서 “솔직히 이번 작품을 과연 잘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부담감을 토로했지만, 결과적으로 한층 깊이 있고 탄탄해진 연기력과 완성도 높은 캐릭터 창출로 배우로서의 잰 걸음을 내디뎠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박유천은 이 드라마에서 감정에 충실한 순정남의 모습을 거부감 없이 그려냈다. 한층 섬세하고 진중해진 연기력은 부드러운 카리스마 뒤에 감춰진 단호하고 과감한 재벌 2세 본부장의 모습을 꾸며주기에 부족함 없었다. 게다가 방송 초기, 유창한 일본어와 수준급 영어 실력까지 공개해 시청자의 몰입을 높여주었다. 
 
 
박유천의 ‘뼈 소감’이 뼈에 와 닿는 이유
 
지난 5월 26일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47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박유천은 TV부문 ‘남자 신인상’과 ‘인기상’을 거머쥐며 자신의 존재감을 재차 입증했다. 지난해는 특히 장르를 초월한 다양한 드라마가 많이 선보였고, 쟁쟁한 배우들이 후보에 이름을 올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보였지만, 그는 시상식에서 가장 빛난 별이 되었다. 인기가 아닌, 연기로 승부해 실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그러나 이날 대중의 시선을 끈 것은 그의 ‘뼈 있는’ 수상소감이었다. 유천은 “한동안 이렇게 저희에게 주어진 찬스를 잡기도 힘들었고, 찬스가 많이 오지도 않았는데, 이런 좋은 작품을 만나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특히 응원해 준 팬들에게 “우리만큼 한번 아프고 나니까 더 단단해진 것 같다.”며 진심을 담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런 발언은 그가 겪은 일련의 ‘뼈저린 경험’에서 나온 것이라 더 절절하게 와 닿았다. JYJ는 첫 월드와이드 음반 <The Beginning>이 선주문만 52만장을 기록하고, 빌보드 선정 ‘올해의 음반’ 5위에 랭크되는 등 아시아와 미주를 오가며 뚜렷한 성과를 올렸다. 그가 출연한 드라마는 일본, 중국, 대만, 태국 등 세계 각국으로 고액에 수출되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켰지만, 국내 방송은 이들을 철저하게 외면했다. 
게다가 <승승장구> <놀러와> 등 각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석연찮은 이유로 잇따라 무산되고, 음악방송은 이들이 소송 중이라는 이유로 출연을 배제시켰다. KBS는 특집방송마저 의도적으로 출연자 리스트에서 이들의 이름을 삭제해 파장을 낳았다. 
언론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전해들은 대중은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아티스트가 힘의 논리와 불균형한 작용에 의해 방송출연이 철저하게 차단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이를 방송과 대형 연예기획사 혹은 특정 이익단체의 ‘결탁’으로 해석했다. 팬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스타가 무대와 카메라 뒤에서 참아내야 했을 아픔을 생각하며 함께 눈물 흘렸다. 
때문에 박유천의 이날 수상소감에는 다시는 이런 불공정한 외압과 제재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었을 것이다. 그가 유독 ‘찬스’ ‘기회’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 것에서도 짐짓 이런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그래서 그의 소감은 기득세력에 의해 좌우되는 비뚤어지고 기형적인 오늘의 한국 연예계에 보내는 ‘뼈아픈’ 일침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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