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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청의 한류지르잡기_12] SM엔터테인먼트의 ‘노예계약’ 파문 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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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도 거래상 지위 남용 시정명령
 
사실 SM엔터테인먼트의 노예계약 파문은 ‘동방신기 사태’가 처음이 아니다. SM은 이전에도 소속 연예인과 불공정계약으로 법정다툼을 벌인 전력이 있으며, 공정위로부터 수차례 시정명령 등의 조치를 받은 적이 있다.
지난 2002년 7월 28일이었다. 당시 공정위는 3월부터 벌여온 연예기획사와 업계 단체 등 연예계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전면조사를 마치고, 해당 행위를 벌여온 업체에 대해 직권 시정명령 등 무더기 제재처분을 내렸다. 
공정위는 SM이 HOT의 전 멤버인 문희준, 토니 안(본명 안승호) 등과 계약하면서 연예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항을 넣어 거래상 지위를 남용했다며 시정을 명령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SM은 이들 연예인이 사정으로 계약을 해지할 경우 업계의 통상 배상범위(지출액의 1∼2배)를 크게 넘는 ‘계약금과 투자액, 남은 기간 예상이익의 3∼5배와 별도로 5000만∼1억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넣어 계약해지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또 SM의 대주주 이수만 대표와 예당, 대영A&V 등 8개 음반제작사가 음반판매회사 아이케이팝을 공동으로 설립, 이 업체를 통해서만 음반을 판매해 전체 음반시장의 53.9%를 점유한 사실도 적발했다. 공정위는 이들 회사에 9억9400만원의 과징금을 물리는 한편 독점판매를 하지 못하도록 시정명령을 내렸다.
SM은 이 같은 조치에 반발해 공정위를 상대로 시정명령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한다. 그러나 서울고법 특별7부(재판장 오세빈)는 2004년 4월 5일 “SM이 소속 연예인의 계약 위반 시 막대한 배상액을 물게 한 것은 불공정거래”라고 원고 패소 판결해 SM의 ‘노예계약’은 더욱 명백하고 뚜렷하게 부각되고 만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신인가수 훈련 투자비용이 막대하고 투자위험이 높다고 해도 일반적으로 투자위험이 높은 사업은 높은 수익이 예상되고 투자위험은 투자자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성공한 가수의 전속계약 파기율이 높다고 해도 투자에 성공한 가수에게서 실패한 가수의 투자비용까지 회수하는 것은 지나친 손해배상 약정”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가 전속계약 위반에 대한 업계 통상 배상액(손해액의 1~2배)을 크게 넘는 계약금ㆍ투자액ㆍ잔여기간 예상액의 3~5배를, 연예활동에 대한 의견 차이로 계약을 파기하는 경우에도 물게 하는 것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키운 가수를 데려가려는 경쟁 기획사의 무임승차 행위를 막기 위한 것이라 해도 지나친 제한”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6년 10월 1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2부(부장 유철환)는 CF모델 유민호가 소속사인 SM을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효력부존재 확인 청구소송에서도 “원고의 경제활동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으로 민법 제103조에 반해 무효”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법원은 1심에서 유민호와 SM이 맺은 전속계약의 계약기간 규정이 “최소한 10년 동안 원고의 연예활동에 관한 모든 권리를 소속사가 지니고 있으며, 처음 약정한 수익분배 방법도 계속 유지된다. 원고에 대한 훈련기간을 고려하더라도 지나치게 장기간”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전속계약의 손해배상액 규정은 그 금액이 과다해 원고에게 지나친 경제적 부담을 주며, 원고의 전속계약 이행을 강제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판결했다. 반면 SM의 계약위반에 관해서는 아무런 손해배상 조항이 없어 소속사는 언제라도 전속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며, 이는 소속 연예인과 기획사의 권리 및 의무가 지나치게 불균형하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특히 연예산업이 초기에 신인 발굴 및 육성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고, 그중 일부만 인기연예인이 되는 등 위험성이 높다는 주장에 대해 “성공하면 높은 수익이 예상되며, 투자실패의 위험은 투자자(기획사)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지, 이를 이유로 장기간의 계약기간이나 과다한 금액의 손해배상액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2003년 1월 체결한 유민호와 SM 간의 계약서는 장기간의 계약, 불공정한 수익분배, 과도한 손해배상금 등 동방신기의 계약서와 판에 박은 듯 닮아 있다. 이것이 당시 SM의 ‘표준계약서’였으니 얼마나 많은 소속 연예인이 불공정계약의 사슬에 얽매어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소속 연예인에게 부당한 손해배상요구와 계약기간을 강요한 SM의 전속계약 횡포는 2007년 9월 13일 공정위에 다시 한 번 적발된다. 
공정위 조사 결과, SM은 2001년 10월 13일 연기자 김지훈과 전속계약을 맺으면서 계약기간을 ‘계약서 1’의 경우 ‘당일부터 시작해 첫 번째 음반 발매 후 5년째 되는 날 종료’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계약서 2’에는 ‘당일부터 시작해 첫 번째 작품(드라마나 영화 중 조연급 이상의 배역 출연)의 데뷔일로부터 5년째 되는 날 종료’하기로 정했다. 위약 시 손해배상 내용에 대해서는 2개 계약서 모두 ‘총 투자액의 5배, 잔여계약기간 예상 이익금의 3배, 별도 1억원’으로 설정했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통상 계약금 등의 두세 배를 배상액으로 하는 업계의 거래 관행에 비해 신인 연예인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것이며, 음반 출시가 늦어질 경우 연예인이 불안정한 계약 상태에 놓이게 되고, ‘조연급 이상’이라는 불명확한 개념을 썼다”고 지적했다. 
공정위의 이 시정명령에 따라 SM은 소속 모든 연예인과 계약 내용 가운데 비슷한 조항들도 수정해야 했다. SM은 앞서 2002년 7월에도 같은 내용으로 공정위의 시정명령을 받았지만, 공정위 결정에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관련 조항 개선에 소극적이어서 ‘노예계약’ 버릇 못 고치는 연예기획사라는 비난을 받아야했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슈퍼주니어의 중국인 멤버 한경과 벌인 전속계약효력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패소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부장판사 노만경)는 2010년 12월 21일 한경이 SM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한경이 SM과 맺은 2003년 1월 전속계약, 2007년 2월 변경한 계약, 2007년 12월 체결한 부속계약 등 세 계약 모두가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한다.”고 판시하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당시 판결은 동방신기 세 멤버와도 전속계약 문제로 법적 분쟁 중 나온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재판부는 기획사가 소속사와 연예인이라는 불평등한 지위를 악용, 10년이 넘는 장기계약을 맺고 과다한 위약금을 물리는 등 불공정 계약이 체결된 것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연예산업의 특성상 초기 투자비용이 크다는 소속사 측 주장에 대해선 “이런 이유만으로 장기계약 체결과 과다한 손해배상액 산정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경은 그러나 지난 9월 21일 돌연 법원에 소송 취하서를 제출해 법정 공방을 마무리했다. 
한경의 불공정계약이 무효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온 지 불과 이틀 만에 SM은 공정위로부터 다시 한 번 불공정 전속계약 체결행위와 관련한 경고 및 시정조치를 받았다. 공정위는 그달 23일 “SM엔터테인먼트가 연예인, 연습생과 불공정한 전속계약을 체결한 행위에 대해서 자진 시정을 감안해 경고조치하고, 자진 시정하면서 연습생과 일률적으로 3년 연장 계약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법원, “투자 실패 위험은 투자자 부담이 원칙”
 
연예기획사와 연예인이 맺은 불공정계약이 온전한 성립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법원의 무효 판결은 그동안의 주요 판례에서 살펴볼 수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0부(부장판사 윤준)는 2008년 11월 6일, 가수 메이(MAY)가 전속계약의 효력이 없음을 확인해 달라며 소속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메이 측은 재판 과정에서 “계약금이 300만 원에 불과하고 계약기간은 10년에 이르는 점, 방송 수익의 전액을 기획사 측이 가져가는 점, 기획사가 기획하는 행사에는 사전 동의없이 무조건 출연해야 하는 점 등을 들어 불공정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만일 원고(메이)가 중도에 연예인 지망을 포기하고자 함에도 과도한 손해배상 부담 때문에, 원치 않는데도 연예활동을 지속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1부(부장판사 이내주)는 2009년 1월 23일, 5인조 남성 아이돌그룹 ‘씽’의 전 구성원인 유메(본명 김영경), 천혜성(본명 최성수), 팝핀드래곤(본명 용준형)이 계약을 무효로 해달라며 소속사 씽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도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계약이 최소 10년 이상으로 지나치게 길고, 첫 음반 발매나 첫 주연 작품 출연 등으로 계약기준점을 정해 전속계약 기간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원고의 경제활동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또 “음반 50만장이상 판매부터 이익분배를 하기로 한 조항 등은 국내 상황에서는 달성하기 어려운 조건”이라며 “방송 고정 출연이 아닌 게스트 또는 가수로 출연하면 수익을 전혀 받을 수 없다는 점도 문제”라고 전했다. 
대법원도 연예계의 고질적 병폐로 꼽혀온 불공정계약 행위에 제동을 걸었다. 2010년 8월 대법원은 아이돌그룹 유키스의 멤버 케빈(본명 우성현)이 전 소속사 씽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제기한 전속계약효력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에서 “연예인과 소속사의 10년 이상 장기 전속계약은 공정성을 잃어 무효”라는 원심확정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당시 “전속계약 기간이 10년 이상이고 원고가 계약을 해지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 지나치게 장기간 계약에 종속돼 부당하게 활동을 제한받을 수밖에 없어 선량한 풍속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이렇듯 법원은 10년 이상의 장기계약, 과도한 위약금 조항, 불투명한 이익분배 등 불공정 계약행위에 대해 한결같이 ‘무효’ 판결을 내리고 있다. 법원과 공정위 등 국가기관의 연이은 판결 및 경고조치는 연예계의 불공정계약에 제동을 걸고, 볼썽사나운 ‘노예계약’ 풍토를 개선하라는 웅변으로 받아들여진다. 
참고로 아직까지 SM이 소속 연예인과의 법적 분쟁으로 대법원에서 잘잘못을 가린 사례는 없다. 앞서 언급한 유민호도 SM의 1심 불복으로 진행되던 항소심에서 소를 취하하고 합의했다. 소송을 제기한지 1년6개월만이었다. 그렇다면 유민호는 왜 스스로 ‘칼’을 내려놓았을까? 당시 서울고법 조정조서에 첨부된 그의 청구서 내용 중 일부를 옮긴다. “원고(유민호)는 피고(SM)와의 계약 해지 후 스스로 노력해 음악전문 케이블 방송인 KMTV의 ‘생방송 3시 톡톡’이라는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아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원고는 최선을 다해 위 프로그램을 진행하였고, 그 결과 담당 프로듀서와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가 위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을 알고 이를 방해하려고 담당 프로듀서(PD)에게 “원고가 위 프로그램을 계속한다면 프로그램에 피고 소속 연예인들의 출연을 거부하겠다.”라고 하여 원고를 출연시키지 말도록 하였습니다. 음악전문 방송에서 많은 가수를 보유하고 있는 거대 연예기획사인 피고의 요구를 거부하기란 불가능한 일이기에 담당PD는 원고에게 위와 같은 사정을 설명하여 출연을 중단해 달라고 요구하고, 원고는 위 프로그램에 더는 출연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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